한국에 들어와서 일상을 지나다 보면 과거에 있었던 경험들이 흐릿해지곤 한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오래된 일도 아니었는데. 워낙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일을 겪다 보니 기억에 면역이 생겼나보다. 무작정. 정말 무작정. 아무 계획도 없이. 싱가포르에서 일을 청산하고 쿠알라룸푸르로 넘어 갔던 적이 있다. 그 당시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던 생각은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어차피 더 최악이 될 수는 없다 였다. 단 하루를 살아도 내가 하고 싶은 행복한 일을 찾아서 해보자... ! 지금 돌이켜 보면... 당연히 무모하기도 했고, 인생 정말 대충 살았구나 싶다. 뭐든 신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목 좋은곳에 비싼 돈을 주고 거처를 잡았다. 한 20평이 좀 안되보이는 스튜디오였고, 피..